겨울잠을 자던 벌레들이 깨어난다는 경칩이 시작되었습니다.

1.
우수 지나자마자 눈이 한차례 왔었는데, 엊그젠 눈발이 조금 섞인 비가 내렸습니다. 겨우내 얼어있던 물호스가 녹아서, 아래 온실 물통을 다시 채울 수 있었습니다. 마침 오늘은 모든 농장일꾼들이 출근해 한자리에 모인 날입니다. 식물들의 묵은 줄기를 잘라 퇴비장으로 옮기는 일을 함께 했지요.

2.
지난 수요일, 여농센터에서 마련한 채식밥상에 꿈뜰이 밥상지기로 참여했습니다. 채식반찬을 한두가지씩 가져와 나눠먹는 자리인데, 꿈뜰은 농장에서 캔 냉이로 된장국을 끓였습니다. 낮 기온이 올라가고, 밥상에 봄나물이 올라오고, 작년보단 조금 늦었지만 수선화 싹도 올라오고! 봄이 올라^^

3.
『사랑의 노동』 책모임에서 수집한 글귀를 공유합니다. 책모임 안내와 자세한 기록은 꿈이자라는뜰 아카이브에서 살펴보실 수 있고, 링크트리를 통해 건너가실 수 있습니다. (프로필에도 있어요)
linktr.ee/carefarmer


우리에게는 우리가 계속해서 인간적일 수 있도록 해주는 단어들이 필요하다. 우리의 필요는 단어로 만들어진다. 우리의 필요는 언어를 통해 우리에게 오며, 표현이 결여되면 그것은 죽는다. 우리가 자신의 필요를 말할 단어를 찾도록 도와주는 공적인 언어가 없다면 우리의 필요는 침묵 속에서 말라버릴 것이다. 100p

언어를 배우기 전이거나 자신의 필요를 말로 표현할 역량이 없는 누군가를 돌보려면 주의를 기울여 살피는 것이 필수적이다. 해석과 대처뿐 아니라 세심한 관찰도 필요하다. 101p

돌봄은 종종 ‘행위’로 이야기되지만 때로는 아무것도 하지 않음으로써 표현되기도 한다. 완화치료 분야에서 활동하는 한 사회복지사는 언제 물러나 있어야 하고 언제 아무 말도 하지 말아야 하는지를 가늠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불확실성과 불안을 잠시 붙들어둔 채로 딱히 결론이나 결과나 확실성에 도달하려 하지 않으면서 상황이 알아서 진행되게 두는 것이 필요할 때가 있다는 것이다. 102p

4.
돌봄을 주고 받는 과정은 각자의 필요를 말 글 몸짓 표정으로 솔직하게 드러내고, 섬세하게 읽어내는 일의 연속이라고 생각해요. 완벽한 소통은 불가능 하겠지만, 대화를 이어갈 수만 있다면 오해를 계속해서 바로잡고, 한계를 조금씩 넘어서고, 언젠간 침묵마저 편안하게 공유하는 관계에 이르는 순간도 기대해 볼 수 있지 않을까요?

5.
2025년 3월 5일 농장 첫날, 묵은 줄기를 걷어내자
2025년 3월 5일 수선화 싹이 올라오는 꿈뜰풍경
2025년 3월 5일 찢어진 온실 임시방편 떼우기
2025년 2월 26일 꿈뜰 채식밥상 냉이 된장국
2025년 2월 24일 새싹을 내밀은 튤립

자기다운 모습으로
서로 어울리고 배우는 농장
꿈이자라는뜰

#24절기 중에 세번째 절기
#경칩 #驚蟄 #AwakeningOfInsects
#꿈이자라는뜰 #소식을주고받는사이

두번째 절기, 우수가 시작되었습니다. 달력 2월 18일 칸에 우수라고 적혀있지만 오늘만 우수가 아니라는 점, 절기는 기간이기 때문에 오늘부터 우수가 시작된다는 점을 기억해주세요^^

1.
봄비가 내리고 봄기운이 돌지요. 새싹을 찾아 보세요.
꿈뜰이 엮고 그물코가 펴낸 『텃밭달력농사일지』에서 가져왔습니다. 2월의 농사일과 제철 먹거리도 소개할게요. 모쪼록 눈귀코입손 오감으로 계절의 변화를 감지하는 즐거움을 만끽하시길!

농사일! 온상에 씨넣기 - 가지, 토마토, 고추, 피망
제철이야! 봄나물, 무말랭이(무침), 오곡밥, 고구마
산에 들에! 냉이, 씀바귀

2.
엄마가 된다는 것은 “거기에 계속 있어주는” 평생동안의 과정이다. 아이들이 바깥 세계로 나가 세상을 탐험하려 할 때 엄마인 내게 필요로 하는 것은 거기에 계속 있어주는 것, 그래서 닻으로 삼을 만한 익숙함을 제공해주는 것이다. ... 부모가 된다는 것은 아이들의 삶이 펼쳐지는 것을 계속해서 지켜보는 ‘목격자 되기’의 용감한 형태가 될 것이다. 78p 메들린 번팅 『사랑의 노동』

누군가의 곁에서, 부모, 자식, 교사, 동료, 친구, 이웃의 자리에서, 오랫동안 ‘목격자’로 함께 머물러 서 있으려면 적지않은 용기와 지혜가 필요하다는 것을 배우고 있어요. 문제 해결 여부와 상관없이 관심을 보이고 목격해주는 것만으로도 힘이 날 수 있다는 것 또한 실감하고 있고요.

3.
우리는 어떻게 돌볼지를 알아내야 하고, 그러려면 “탐구하는 습관과 역량”이 필요하다. 이것이 돌봄 역량의 출발점이고 돌봄의 본질적인 특성이다. 이러한 지식은 행동하고 관찰하고 반추하는 과정을 통해 발달한다. 76p, 같은 책

텃밭농사를 짓는 과정에서 터득하게 되는 돌봄의 기술은 단지 식물을 돌보는 일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자신과 이웃을 돌보는 일에도 확장되어 쓰일 수 있다고 생각해요. 살핌의 기술을 익히고, 보살핌의 관계를 만들어 가는 과정에서 꿈뜰농장과 텃밭농사는 아주 좋은 바탕이 되어주었답니다.

자기다운 모습으로 서로 어울리고 배우는 농장
꿈이자라는뜰의 목격자가 되어주세요! 
분명 큰 힘이 될거에요 _()_

#24절기 중에 두번째 절기 #우수 #雨水 #RainWater
#꿈이자라는뜰 #소식을주고받는사이

오늘 2월 3일은 새로운 24절기를 시작하는 날, 입춘입니다. 입춘방을 한글로 적어보았어요.

봄 볕에 녹은 눈물, 새 날에 부는 바람

1.
여러분은 어떤 봄을 맞이하고 싶으신가요?

2.
신영복 선생님의 이야기를 수집하면서 덧붙여 둔 옛 기록을 읽다가, 꿈뜰이 어떤 모습으로 임팩트를 만들어 내길 바랐는지 돌이켜 볼 수 있었어요. 다시 만난 옛 기록은 다음과 같습니다.

“역사의 장기성과 굴곡성을 생각하면, 가시적 성과나 목표 달성에 과도한 의미를 부여하지 말고, 과정 자체를 아름답게, 자부심 있게, 그 자체를 즐거운 것으로 만드는 게 중요해요. 왜냐면 그래야 오래 버티니까. 작은 숲(공동체)을 많이 만들어서 서로 위로도 하고, 작은 약속도 하고, 그 ‘인간적인 과정’을 잘 관리하면서 가는 것!” _신영복, 대담 기사중에서

장애는 애초부터 ‘가시적 성과나 목표 달성’에 의미를 두기 어려우니, ‘과정 자체를 아름답게, 자부심 있게, 그 자체를 즐거운 것으로’ 만들기가 오히려 더 쉽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조심스럽게 해봅니다. 꿈이자라는뜰과 작은 숲. 다른 이름이지만, 같은 의미가 될 수 있기를 바라고요, 우리의 약함, 부족함, 가난함, 장애 때문에 그렇게 될 수 있을거라 믿습니다. (2016년 1월 31일, 보루, 페이스북)

3.
"작은 변화를 알아 차릴 수 있으면 좋겠어"
함께 보면 좋을 기록을 하나 더 공유합니다. 작년 이맘 때 공개된 충남시민사회사 영상이에요.
https://youtu.be/gVbluSWozno

4.
『사랑의 노동』 함께 읽기 책모임이 2월 6일 목요일 오전 10시 30분, 꿈이자라는뜰 사무실에서 열립니다. 책모임 안내와 지난 기록은 아카이브에서 살펴보실 수 있고, 링크트리를 통해 건너가실 수 있습니다.
https://linktr.ee/carefarmer

자기다운 모습으로 서로 어울리고 배우는 농장
꿈이자라는뜰이 작은 숲으로 자라나는 과정에
앞으로도 계속 함께해 주시길_()_

#24절기 중에 첫번째 절기 #입춘 #立春 #StartofSpring
#꿈이자라는뜰 #소식을주고받는사이

2025-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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